본문 바로가기
건강,의학

[간호사 사직 고민할 때, 선배 간호사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

by 세이예하찌 2025. 4. 1.
반응형
[간호사 사직 고민할 때, 선배 간호사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


얼마 전, 후배 한 명이 조용히 사직서를 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사실 놀랍진 않았어요. 요즘 병원 분위기 속에서, 퇴사를 고민하는 간호사 후배들을 자주 보거든요.

"선배는 어떻게 한 직장에서 이렇게 오래 일하셨어요?"

이 질문을 들으면 저도 한 번씩 제 길을 돌아보게 돼요.

저는 2005년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2년 일한 뒤, 지금의 병원으로 옮겨왔어요.
첫째, 둘째 육아휴직을 각각 2년씩 사용했고 병가로 1년을 쉬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어느덧 꽤 긴 시간을 한 직장에서 보냈네요. 이미 40대를 훌쩍 넘어섰네요.

물론 저라고 늘 괜찮았던 건 아니에요.
대학병원을 그만둘 때는 정말 고민 끝에 사직서를 냈고,
‘나는 간호사 일에 안 맞는 사람인가 봐…’
‘다시는 간호사로 못 일하겠다’ 싶을 정도로 지쳐 있었어요. 그땐 병원 출근하는 길만 봐도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출근하기 싫다가 아니라 출근하면 죽겠구나 싶을 때 사직서를 제출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퇴사를 고민하는 후배들의 마음이 참 잘 이해돼요.
간호사라는 직업은, 정말 만만하지 않으니까요.
특히 1년 차, 3년 차, 7년 차에 퇴사 고민이 유독 많다는 이야기, 저도 정말 공감해요.
그 시기마다 업무 강도, 책임감, 변화가 크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제가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지금 당장 다른 길을 정하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천천히 생각해도 괜찮아요.”
라는 거예요.


---

퇴사 고민이 들 때, 먼저 해보면 좋은 5가지

1. 잠깐 멈춰 여행이나 쉼을 가져보기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마음까지 지쳐 있을 수 있어요.
짧은 여행이라도 좋고, 연차를 활용해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는 ‘쉼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몸보다 마음이 지쳤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쉴 때는 병원 생각을 아예 차단하세요. 아 그거 인계안주고왔네, 물품신청 했는데 말 안 하고 왔네  이런 소소한 생각들 절대 하지 말아요.

2.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 찾기
운동, 산책, 취미생활, 글쓰기, 맛있는 음식…
업무 외의 삶에 활력을 줄 무언가가 필요해요.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요. 스트레스를 계속 쌓아두면 결국 퇴사라는 선택만 남게 되니까요.

3. 믿을 수 있는 선배와 이야기 나눠보기
혼자 고민하다 보면 생각이 꼬이기 쉬워요.
간호라는 일을 오래 해본 선배의 경험과 조언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어요.

4.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써보기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싶은 건지,
지금 이 부서가 힘든 건지,
사람 때문에 힘든 건지,
명확하게 적어보면 감정이 정리돼요.
'그만두고 싶다'는 감정 안에 어떤 문제와 바람이 숨어있는지 발견할 수 있어요.
사직이 아닌 부서이동이나 잠시의 휴직으로 지금의 힘들고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전환될 수도 있어요.

5. 이직이나 진로 변경을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기
정말 간호사를 그만둘 생각이라면,
다음 스텝이 무엇일지 미리 계획해 보는 것도 좋아요.
단순히 '힘들어서' 떠나는 것과
‘준비된 이동’은 결과가 정말 달라요.


저는 지금 돌이켜보면, 간호사로서의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어요.
그 안에는 분명 힘듦도 있었지만, 일이 익숙해지고, 환자와 함께 웃고, 동료와의 팀워크에서 얻는 따뜻함도 있었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 ‘이 일이 재밌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임상 현장에 계속 있고 싶다면, 조금만 더 천천히 걸어가 보자고 말해주고 싶어요.
힘든 시기를 지나고 나면, 분명 마음이 단단해지고, 그 속에서도 작지만 분명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퇴사가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천천히'를 선택해 보는 것도 하나의 용기입니다.

임종의 순간,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하는 마지막 안내 | 임종면회, 사망진단서, 장례 준비까지

임종의 순간,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하는 마지막 안내 | 임종면회, 사망진단서, 장례 준비까지중환자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환자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삶의 끝자락

bereal0921.tistory.com


반응형